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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vor Paglen - A Color Notation, 페이스 갤러리전시 2022. 12. 4. 20:08
미술지식, 배경지식 하나 없이 관람하고 개인적인 느낌을 정리하는 포스트입니다.
개인의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된 감상이 전부인 관계로 읽기전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
문제시 내가 또 실수를,,,
전체적으로 즉흥에 가까웠던 이날의 전시 관람 루트 중에서도 가장 즉흥 그 자체였던 전시
코바야시 마이코 전시를 보러 간 건데 근처에서 북마크해놓았던 다른 전시가 있길래 겸사겸사 찾아갔더랬다
작가 트레버 페글렌, 단순 회화나 사진이 아니라 컴퓨터를 통해 2차 가공된 풍경 작품을 전시한다.
인공지능, 알고리즘... 아무래도 2021년까지의 나에게는 너무 먼 세계의 이야기였던 그런 단어들을 활용해 장면을 재구성했다 (물론 지금도 무슨 원린지는 잘 모르겠음)
Bloom 시리즈, 신기하게 작품마다 색상값이 하나씩 붙어있다.
자리에서 작품마다 코드 검색하고 비교했었는데 신기하게 그 당시에는 그렇게 매칭된단 느낌을 못 받았었는디
집에 와서 전체적으로 바라보니까 그 느낌이 나네... 신기해라 (작품 사이즈가 생각보다 좀 있어서 전체적인 느낌을 보기 어려웠다고 변명해본다)
꽃이 피는 장면을 컴퓨터로 처리했다는데 사실 그냥 사진같다... 고 맨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음 ㅎ
그래서 bloom 시리즈에 대한 인상은 그렇게 뚜렷하지 못한데, 뒷 작품을 보면서 점차 이해되는 건 있다. 그건 뒤에 서술
멀리서 보면 단순히 폭포 떨어지는 순간인데 가까이 가서 보면 컴퓨터로 2차가공 된 이미지다.
심즈하다보면 땅도 높이고 물도 파고 그런 걸 다 내가 뚝딱뚝딱 해서 만드는데 그렇게 만들어진 자연을 보는 거 같다 해야하나? (사실 이 작품이 만들어진 원리는 정반대겠지만)
이 작품을 보면서 bloom 시리즈와 그 외 1층에 전시되어 있던 여러 작품에 대한 나만의 감상을 정리할 수 있었다. '관념적 자연'
원래 사과는 빨간 놈도 있고 안익은 놈도 있고 주홍빛도 있지만 모두가 '새빨간' 사과를 연상하듯이 실제는 좀 다를지라도 머릿속에서 떠올리는 정형화된 이미지는 따로 있을 거라고 생각함
자연 이미지 또한 사실 실제 모습은 이렇지 않을텐데
색상을 주입하는 등 컴퓨터로 가공 작업을 거치면서 보통 사람들이 자연에 대해 가지는 전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윗층 전시실로 올라오면 컴퓨터의 개입이 보다 선명하게 느껴진다.
어떻게 보면 fps 화면같기도 하고 ㅋㅋㅋ 요즘 자연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의 제시인 것 같기도 하다.
보면서 영화 프리가이 생각도 났다.
영화 속 게임 세계 자체가 인간에 의해 조작된 자연이잖아. 실제로 그 자연이 버그를 만나면서 무너지는 장면도 나오고
작품을 보면서 든 생각도 비슷하다. 이 세계도 프리가이처럼, 이 작품처럼,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많은 디지털 점선면의 결과물일 지도 모른다.이렇게 작가의 작품 해설을 비디오로 상영해주는 구간이 있었는데... 문제는...한국어가 아니었음 (털썩)
어쩔 수 없이 입구에 있던 설명문 읽는 것으로 넘어갔는데 거기 해석을 읽을 때가 가장 재미있었다.
[감시, 통제, 데이터 수집 등 보이지 않는 압력을 포착해서 컴퓨터 공학으로 표현했다.]
내가 단순히 0과 1의 세계로 이루어진 건 아닐까? 생각했던 것들에 이런 의미가 담겨있던 거다.
작품에 사용되는 컴퓨터공학적 알고리즘에는 산업 제조나 무기 시스템, 로봇 공학 등 세상의 다양한 실용기술이 들어 있고 사실 이 기술들은 현실에 대한 관음(다른 단어가 생각이 안 나네)과 제어를 기본 전제로 한다.
cctv로 등장인물들을 지켜보고 있는 skz의 세계관 속 통제자들 생각도 나고... 시티 정글이라던가
자연은 아무것에도 속하지 않은 자유의 영역인데, 그것 또한 알고 보면 누군가에 의해 감시, 통제당하고 있다.
이 메세지를 보고 나니 작품이 다시 보이는 기분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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