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야시 마이코 - PORTRAIT OF MY THOUGHTS, 갤러리 조은

미술지식, 배경지식 하나 없이 관람하고 개인적인 느낌을 정리하는 포스트입니다.
개인의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된 감상이 전부인 관계로 읽기전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
문제시 내가 또 실수를,,,

 

 

 

 

'내 생각의 자화상'이라는 제목과 잘 어울리게, 내면의 감정에 집중하고 있는 전시회.

아마 배경을 극단적으로 심플하게 처리한 것도 그런 내면에 대한 집중을 돕기 위한 게 아닐까?

 

귀여운 동물 캐릭터에 자신의 영감을 투영한 것도, 또 캐릭터는 웃거나 웃는 극적인 감정표현 대신 무표정으로 화면에 나타나는 것도 같은 날 본 오타니 워크숍과 결을 같이한다.

그런데 이제 오타니 작가의 세상을 보는데 동양이나 일본같은 키워드가 좀 크게 작용했다면 이번 전시회에서는 와지(和紙)에 작업했다는 점 말고는 특별히 국가적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진 않고. 아무래도 그런 것들은 다 인간 외부의 일들이니까...

 

 

 

 

캔버스에 와지를 덧댄 후 채색하는 방식의 작업은 때론 이렇게 종이가 뭉쳐있는 의외성을 준다.

 

 

전시 서문에 '인간의 사적인 감정'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었다.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나만의 순간... 와아앙 울 필요도 없고 와하하 웃어제낄 필요도 없는, 세상에 대한 약간의 지침이 담긴 무표정

아마 전시를 보고 있는 내 표정이 이런 표정이었을 거다.

 

 

 

 

 

 

이 날 전에 본 전시들이 둘 다 모옹-하고 환상적인 색채였다면 이번 작품은 색감이 진하고 꼼꼼하다. 그렇다고 아예 비비드한 느낌은 아니고

 

그리고 작품의 주인공들은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무언가에 다치고 잃고, 때론 울고 있지만 정작 표정은 그렇게 동요하지 않는다.

나 혼자만 있을 땐 그렇게 열심히 울고 있다 표현할 필요가 없으니까... 그저 이 친구들처럼 조용히 흘려보내는 거다. 어떤 아픔이던.

 

 

 

 

 

 

'조용히 불타는 심장'

보통 심장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는 단연 빨강 아니면 분홍색 아니겠어? 그런데 작품의 메인 색상은 파랑 그리고 초록이다.

가스렌지 불에서 가장 뜨거운 부분은 빨간 색도 아니고 푸른 색이라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캐릭터를 둘러싼 선처리를 불이 넘실거리는 듯하게 한 것도 그렇고.

 

 

 

 

 

 

 

 

의도한 건 아닐 수도 있는데, 일단 배경을 한 번 깔고 그 위에 캐릭터 색(보통 밝은 색)을 깔다보니

배경색이 캐릭터에 살짝 묻어난다. 거기서 느껴지는 ... 피로함 그런 게 있다

사람이 피곤하면 재가 되는 것처럼 표현하듯이, 어딘지 모르게 사라질 듯한 깨질 것 같은 느낌의 오퍼시티 90퍼센트

 

 

 

 

 

개인적으로 가장 쿵, 했던 작품, Where's mine

비교적 단색으로 칠해진 작품들 속에서 이 작품이 유난히 눈에 띄는 건, 캐릭터가 굉장히 복잡한 색을 갖고 있기 때문일 거다

와지 본연의 색이 이런건지 색을 여러 겹 덧칠한 건지는 모르겠는데

배경의 오렌지빛이 거기에 더해져 여러모로 혼란스러운 이미지를 준다.

다른 캐릭터들의 무표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도 당황스럽고 우울한 기분이 유난히 세게 느껴진다.

그런데 워낙에... 내 자리, 내 몫 없는 삶에 대한 나 스스로의 자기연민 그런 게 있어서, 이 제목을 본 이상 이 그림에 과몰입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왼쪽 작품은 늑대같단 생각이 들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늑대가 되고 싶은 누군가가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고.

 

보통 한 작품에 한 캐릭터씩 등장하는데 간혹 가다 둘이 함께 나오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둘이 함께 있다고 해서 뭔가 낫는다거나, 충족돼 보이진 않더라구

함께 있어도 외롭다. 그렇게 느꼈던 순간이 떠올랐다.

 

 

 

 

'Where I still want to go?'

제목을 알고 나면 작품의 배치 위치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