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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옥연 100주년 기념전, 현대화랑
    전시 2023. 11. 27. 19:51

    미술지식, 배경지식 하나 없이 관람하고 개인적인 느낌을 정리하는 포스트입니다.
    개인의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된 감상이 전부인 관계로 읽기전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
    문제시 내가 또 실수를,,,

     
     

     

     

     

    내가 만약에, 인사동 그 조그마한 갤러리에서의 전시회를 보지 않았더라면 이곳에 올 수 있었을까?

    안국의 수많은 전시 중 이곳을 고른 건, 아니 그 이전에 이태원에서 전시 잘 보다가 굳이굳이 여기까지 와야겠다 결심했던 건 이 전시를 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갤러리에 들어와서 첫 번째, 그리고 두 번째 그림을 보고 있으면, 오히려 그런 생각이 든다.

    ' 내가 만약에, 인사동 그 조그마한 갤러리에서의 전시회를 보지 않았더라면 이 전시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그 당시 보았던 그림은 굳이 따지면... 클래식? 앤틱에 가까운 느낌이었는데 막상 현대화랑에서 마주한 전시는 보다 추상적이다.

    풍경화, 인물화 위주를 상상하고 온 나에게 위와 같은 작품은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이게 ... 무슨 뜻일까? 



     

     

     

     

     

    이 그림들은 보다 친절하긴 하다. 대충 어떤 요소를 담고자 했는지는 알아볼 수 있다.



     

     

     

     

    파리에 있을 때 살롱에 출품했다는 작품, '절규'

    연대기를 쭉 봤는데, 도쿄에서 공부하다가 서울로 와서 활동한 경우는 뭐 많이 있었지만 가족을 데리고 별안간 파리로 간 장면에서 많이 놀랐다.

    그 시절 유학은 ... 아마 요즘처럼 인터넷 잘 되고 타지 정보 습득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때 해외로 갈 결심을 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을 거다.

    그런 문명의 혜택을 받을 대로 받고 있는 나조차도 생면부지의 땅으로 날아가는 건 차마 해내지 못할 것 같은데 어떻게 이때 말도 안 통하는 타국으로 떠날 결심을 하셨을까. 

     

     

     

     

     

     

    본격적인 추상화존을 빠져나올 때 쯤에서야 내가 알던 화풍이 나온다.

    이 채도 낮음이 마음에 드는 듯 나는

     

     

     

     

     

     

     

    그리고 내가 기대한 공간. 기대한 작품들

     

     

     

     

     

     

     

    진주 귀고리 소녀를 무척 좋아하는 나에게, 작가의 소녀 그림은 그와 비슷하게 느껴진다.

    어딘지 오묘한 아름다움... 이 아름다움은 어디서 오는 걸까 궁금했었는데 작가가 이에 대해 비교적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메세지를 남겼다.

     

    작가는 나름대로의 얼굴을 가져야 하고 - 색채 톤 비례 등
    표정을 너무 주게 되면 그림이 천해져 버리고 / 표정을 저무 빼버리면 인형이 되고 만다. - 이지점이 내가 작가의 그림을 보면서 느꼈던 점인듯 하다
    어느정도의 표정에서 붓을 놓을까를 결정하는 일은 정말이지 힘들다.

     
    모든 감정을 다 보여주지 않았기에 비로소 아름다운 결과물이 탄생한 거였다.

     

     

     

     

     

     

     

     

     

     

     

    모친의 장례는 전통 예식으로 진행하고, 남양주에 사라져가는 한옥을 모아 이전 및 복원한 무의자박물관을 만들었다고 한다.

    맨 처음 가졌던 예쁜 여성의 그림에서 느꼈던 감상과 달리 사실 전통과, 한국의 얼을 중시하는 작가였다.

     

    갤러리 윗 층에는 일부 습작들과 대형 작품을 걸어놓았는데

    이 대형작품들 모두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한 카테고리에 묶일 만한 작품들이다.

     

     

     

     

     

     

     

     

     

     

     

    달, 초가, 횃대 등 민족 고유의 이미지를 많이 활용한 게 느껴진다. 어쩌면 작가의 그림이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채도 낮은 색을 띄는 것도 그의 영향이려나?

     

     

     

     

     

     

     

     

     

     

     

     

    기대하고 갔던 것보다 더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한 작가의 인생을 있는 그대로 꿀꺽하고 온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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