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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훈 원화전 <내일의 낙원> @그라운드시소 이스트
    전시 2026. 10. 6. 09:05



    나의 전시회 돌아다니는 취미를 보고 친구들은 '대체 그 작가들을 어떻게 알고 가는 거냐' 물어온다.
    그때마다 나는 머쓱하게 머리를 긁으며 "그냥 인터넷에 있길래 가는건데"라고 대답하는데
    이 전시는 더 심했다. 두개 사면 더 할인된다길래 그냥 샀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물론 먼저 전시도 좋았지만) 이 전시가 너무 좋았어서, 의도치 않은 로또에 당첨된 기분이됨





    전시 소개부터 디스토피아... 노아의 방주... 이러고있어가지고 밝은 분위기가 아닐거라곤 예상했는데
    진짜 전시회장 들어가니까 보이는 모습이 이럼





    들어서자마자 제일 처음 본 작품
    앞선 전시처럼 여기도 뒤에서 조명을 켜 작품을 강조하는 디스플레이를 택했다
    [동물 가면을 쓴 어린 아이]가 진짜 [동물]을 [끈]으로 묶어 이끌고 걸어가는 모습
    이 소재가 앞으로 전시 내내 반복됨




    그리고 또 하나의 소재 [노아의 방주]
    모든것이 물에 잠기기 바로 전, 인류 멸종(?)의 순간을 눈앞에 둔 어린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던 전시

    아이들은 왜 동물 가면을 쓰고 있었는가... 에 대해 생각해보게 됨
    노아의 방주 그러니까 성경 속 대홍수는 인간이 만들어낸 것(=문명)을 다 초기화시키는 거대한 이벤트다. 자연의 반대지점에 있는 게 문명이고, 인간이다.
    하지만 문명이라 함은 어른에 한해 건설되는 것이기에 인간이라 하더라도 아직 그럴 수 있는 힘이 없는 아이들에 대해서는 인간이 아니다=문명 건설의 주범이 아니다 하고 표시를 내려준 것처럼 느껴졌다
    성경에도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게 믿으라는 구절이 있으니 애들은 (좋은 의미로) 논외인거지






    나를놀라게한

    돼끼...?






    그림그린 캔버스가 보통 종이가 아닌 것 같아서 봤더니 벽지에 그린 거라고 했다





    알고보니 환경에 대한 시선을 담아
    버려진 벽지로 작업했다는데
    이것마저 이 전시에서 아이들이 가지는 역할에 잘 어울린다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문명 속, 자연아미안해를 외치는 역할





    물론 이 해석은 나만의 생각이기에 (주: 도슨트며 오디오가이드 하나도 안듣는 사람)
    실제 작가의 생각은 다를수 있긴 함
    아무튼 그런 내 시선에서 봤을 때 아이가 동물가면을 벗는다는 건 그런 순수를 잃고 진짜 어른이(n) 된다는 것 같아서 서글프게 느껴짐







    작품 속 아이들은 적극적으로 이 상황을 타개하려고 하진 않는다
    그저 일상적인 모습 속에서 서로를 지킬 뿐이다
    마치 좀비세계관에 떨어져도 출근은 해야지...하는 한국 직장인처럼
    그 차분한 온도가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게 만듦









    아이들은 자연을 소중히할줄알아
    오리에게 우산을씌워주고 물고기를 구해준다




    그 도움의 키워드가 바로 [밧줄]





    이미 오리를 구했지만 북극곰을 구하지 못해 지켜보기만 하는 아이





    이건 벽지에 그린 거





    이건 좋은 종이(정확히 뭐였는진 기억 안남;)에 그린거
    비슷한 주제의 비슷한 사이즈, 비슷한 구도 두 그림이 나란히 걸려있었는데
    벽지에 걸린 쪽이 확실히 더 고르지 못해서
    이거야말로 작가의 메세지지 않나 생각했다





    만화적 그림체인데 디테일이 엄청 들어가있음





    피어오르는 불씨
    프로메테우스의 불이란 인류에게 희망을 뜻하는 소잰데
    그래서 조명도 하트모양으로 한걸까?





    불은 모든것을 다 태워버린다.
    하지만 동시에 문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불이 필요하다.
    불은 소멸이자 시작이다.
    아이들이 불을 가지고 있는 건 또다른 세상이 시작될 수 있다는 뜻이겠지







    전시가 막바지로 향하면 이 디스토피아도 끝이 보인다
    멸망 하루전쯤 된다는거임




    저희의 방주로 자연을 데리고 모이는 아읻ㄹ





    이거 좀 인상깊지 않아?
    전시 속 아이들은 동물가면을 쓰고 있는데
    오히려 '이 어린이들이야말로 우리 인간본연의 모습을 담고 있다'는 게






    저 멀리 대비되는 인류 문명의 산물






    누미노제라는 소재가 너무 흥미로웠다
    인간의 경외를 담은 고개




    기존처럼 주변 묘사가 들어간 작품도 있긴 한데
    이런식으로 주변없이 디자인만 남긴? 것도 몇 점 있었음





    아이들은 그 고난 속에서도 하늘을 바라본다
    경외심이라는 건 '이상'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감정이지 않을까 싶다





    폐급해석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림에 그려진 게 송전탑처럼 보여서, 그리고 아이가 그것을 경외의 포즈로 바라봐서
    지금은 순수를 가지고 있는(아직 동물가면 상태의) 아이가
    새 시작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불)
    옛날 어른들이 만들었던 문명의 길을 따라가는 것처럼(송전탑) 느껴짐
    역사는반복된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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