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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벳과 나 (2023)영화 2023. 12. 16. 21:16
스포주의 오독난독주의 영양가없음주의 딱히찾는내용없음주의 살다살다 트위터 광고계가 돈받고 바이럴 태우는 영화를 보러가네 내가… 되게 엥스러운 홍보방식이었지만 그래도 그 덕에 제가 이 영화를 알고 보러갈 수 있었습니다. 늙고 나이들고 딱히 예쁘거나 기품이 넘치는 것도 아닌, 세상이 생각하는 노처녀의 모든 특징을 가진 ‘이르마’는 결혼도, 수도원도 가기 싫은 나머지 황실에 들어가겠다는 결심을 한다. 단상 위에 올라가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품평당하는 굴욕적인 오디션을 거친 그녀에게 주어진 합격 목걸이. 면접을 앞둔 와중에도 그녀에게 주먹을 날리는 어머니를 벗어나 도착한 그리스의 별궁은 그야말로 별세계였다. 도착하자마자 물도 안 주고 냅다 구두 신은 채로 달리기를 시키거나, 일본풍(일본사람도 이렇게 안입을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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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2023)영화 2023. 12. 16. 21:16
스포주의 오독난독주의 영양가없음주의 딱히찾는내용없음주의 쇼펜하우어의 인식론을 읽은 나는 영화에서 인식론을 본다. 쇼펜하우어 말하길, 이성이란 감성보다 우월해서 사건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닌, 뇌 그러니까 내 몸의 구성품 하나가 만들어낸 피상적 해석으로 이성이 절대 진리가 될 수는 없다고 한다. 지난 오십 년의 세월에 걸쳐 내가 쌓아온 뇌의 이력(그냥 기억이라고 하면 되지)이 있기에 이 영화에서 인식론을 찾아낼 수 있었던 거고, 그만큼 어떤 일이던 모두에게 똑같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란 거다. 이 영화는, 한 가지 피상에 대해 서로 다른 이성이 마주했을 때 생기는 오해를 다루고 있다. 영화는 같은 사건이 등장인물 여러 명의 시선에 맞춰 다시 재생된다. 아이의 엄마, 담임선생님, 교장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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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1948)도서 2023. 12. 1. 17:05
스포주의 오독난독주의 영양가없음주의 딱히찾는내용없음주의 그… 나라 사람들의 성격 형성 과정에 ‘사방이 바다로 둘러쌓여 있기 때문에 갈등이 생겨도 도망칠 길이 없어 속으로 칼을 숨기게 됐다’는 설이 있다. 한 나라 국민들의 성격을 함부로 일반화해도 되는지, 거기에 저렇게 신빙성없는 이야기를 기원이라고 냅다 붙여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떠올린 장면은 ‘어느 길로 달려나가도 도망칠 곳 없는’ 그런 사람의 모습이었다. 어린 시절, 주인공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주변이 원하는 대로 자신을 최대한 꾸며내는 것이었다. 때론 익살스러운 ’인싸‘가, 때론 바보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망충이가, 때론 아버지 수첩에 갖고 싶은 장난감을 몰래 적어놓는 귀여운 아들이 되는 일들 말이다. 자신의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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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택 - REFLECTION, 갤러리현대전시 2023. 11. 27. 19:52
미술지식, 배경지식 하나 없이 관람하고 개인적인 느낌을 정리하는 포스트입니다. 개인의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된 감상이 전부인 관계로 읽기전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 문제시 내가 또 실수를,,, 전시를 가장 재밌게 볼 수 있는 건, 딱 네개까지만임... 몇 번의 수련으로 안 이 사실을 난 왜 항상 무시하고 똑같은 실수를 하게 되는걸까... 아무튼 마지막 남은 집중력을 긁어모아 방문한 갤러리현대에서의 전시 일기를 오늘의 마지막 남은 집중력을 긁어모아 마무리해보려고 한다. 1층의 가장 메인 전시관에선 세 가지 테마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거울, 창문, 그리고 이사. (위의 사진은 사실 거울, 창문, 그리고 창문-새벽임) 거울은 창문 속 세상이 거울에 비추어 나타나고, 창문은 한 공간에 서서 저 멀리의 세상을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