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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환기 - 한 점 하늘, 호암미술관
    전시 2023. 6. 11. 17:13

    미술지식, 배경지식 하나 없이 관람하고 개인적인 느낌을 정리하는 포스트입니다.
    개인의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된 감상이 전부인 관계로 읽기전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
    문제시 내가 또 실수를,,,

     

     

     

     

    예술에는 아는 거 없는 나에게도, 크고작은 전시회에 고개 들이밀다보면 알게되는 이름이 있다.

    워낙에 유명한 작가라 전부터 한번은 보고 싶다 생각했어서, 푸바오 보러가는 길에 들린 전시

    주말이라 그런가 사람이 진짜 많았다. 원랜 전시 시작 전에 근처 정원도 구경하려 했는데 주차장 오픈을 생각보다 늦게 하더라구... 

     

     

     

     

     

     

    2층이 1부, 1층이 2부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며 감상하는 동선

    1부의 '달/항아리'와 2부의 '점화'가 주요 키워드

     

     

     

     

     

     

    1부를 보면서 그림에 대해 받은 인상은 크게 두개로 나뉜다.

    첫번째 달, 항아리 소재를 정말 많이 사랑하시는구나... 어떤 작품이던간에 둘 중 하나는 꼭 들어있는 것 같은 느낌

     

     

     

     

     

     

    물론 둘 다 든 작품도 많다

     

     

     

     

     

     

    두번째 감상은 단순화, 추상화된 이미지가 많다는 거였음

    복잡한 묘사 대신 최대한으로 덜어낸 그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림에 힘이 덜 들어간 건 아니다.

     

     

     

     

     

     

    이 전시를 보면서 좀 인상깊었던 점은 작가의 일기... 라고 해도 되나 그런 이야기들을 함께 올려두었다는 건데 개인적으로 이게 정말 좋았다.

    (글도 그림도 결국 자기 표현의 영역이라 그런가 한쪽을 잘 하면 다른쪽도 잘 하는 것 같음)

     

    특히 인상깊었던 부분이 위의 글인데, 작가가 그림(예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잘 느껴진다.

    막연하게 천재라면 당연히 즐거워하면서 ~ 그리지 않았을까? 뭐 그렇게 생각했던 것들이 글을 읽으면서 보다 구체적인 단어와 감정으로 내게 다가온다.

    천재에게 주어진 운명이란 (결국 빛이야 나겠지만) '싸운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감당해야 할 장애물이 많았을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처지가 어떻든간에 나는 이것을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불가항력.

     

    이전에 보았던 빌리 엘리어트 영화가 생각났기도 하다.

    광산에서 추는 춤과 더운 여름 다락에서 그리는 그림. 먹고 사는 일에는 하등 도움이 안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수 없단 점에서

     

     

     

     

     

     

    점화라는 키워드를 염두에 두고 봐서 그런가? 이 작품에서 점화의 기운을 먼저 느꼈음

     

     

     

     

     

     

     

     

     

    항아리에 대한 무한한 사랑..

     

     

     

     

     

    작가가 달과 항아리를 사랑하는 이유는 이 글에서 알 수 있었다.

    그냥 항아리도 아니고 유난히 배가 뚱뚱한 둥근 항아리를 좋아하는 건 그래서였구나 싶다.

    항아리가 가진 은은함, 나서지 않지만 존재감은 잃지 않는 여유로움.

     

     

     

     

     

     

     

     

    '우리들은 우리의 것을 들고 나갈 수 밖에 없었다. 우리 것이 아닌 그것은 틀림없이 모방 아니면 복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말. 작가가 달항아리 외에도 전통적 요소를 배치해서 그림을 그리는 이유가 잘 설명된 글이기도 하다.

    주류가 어떻고 세계에서 더 먹히는 게 어떻던간에, 나(우리 민족)만이 가진 것을 밀고나가야 한다는 정신을 난 정말 사랑함

     

     

     

     

     

     

     

     

    2부로 들어오면 작품은 추상화의 기운이 보다 강하게 느껴진다.

    북동풍과 남서풍이었나. 아무튼 바람이 제목이었던 두 작품들

     

     

     

     

     

     

    작가의 점화 세계관이 좀 더 심화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했다.

     

    전시 어딘가에 있던 작품 제목이 구성(composition)이었는데, 분명 뜻을 모르지도 않고 어렵게 쓰이는 단어도 아닌데 이상하게 눈에 꽂히더라구

    정작 그 작품이 어떤 거였는진 기억에 남지 않아서 (...) 관람자로서의 결과로 치면 별로였을지 몰라도, 일단 나에겐 유의미한 경험이었다.

    전시를 보거나 글을 읽거나, 아무튼 평소 내가 경험하던 세상 밖으로 나가는 건 이런 게 재밌다. 익숙한 단어가 새로운 자극으로 다가온다.

     

    아무튼 그 구성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써보면, 보통 점은 선을 이루는 원소이자, 뭔가를 만드는 최초 재료 같은 느낌인데

    작가의 작품에서 점은 그 자체로 작품의 구성이 되고 존재의의를 가진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묘하게 인상깊었던 빨강

    1층에 내려와서 이렇게 강한 색을 본 일이 없어서 그런가 시선을 확 사로잡아서 한참을 들여다봤다.

     

     

     

     

     

     

     

     

     

    그러다 어느 지점을 걸쳐 이 작품을 보았을 때, 아이돌 otk인 나는 또 여기서 쓰리라차를 봤다.

    한참을 방황하던 그 친구들이 어느 지점에서 자신의 길을 찾고, 이젠 근거있는 방황을 시작했듯이

    작가도 이 점화를 완성시키기 위해 그동안 많은 작품을 그리고 시도해 왔구나.

     

    그냥 냅다 이 작품만 봐선 그만한 감동을 못 느꼈을 것 같기도 한데

    이전 작품에서 점점 변화하는 흐름, 그리고 점화에 대한 작가의 기록을 보다가 비로소 이 점화를 보니까 좀... 많이 감동적이었다.

    같이 간 햄순이는 1부에서 본 작품들이 더 좋았다고 했는데 난 단연코 이 부분이 최애다.

     

     

     

     

     

     

    점에 점을 찍어서 만들어진 이 세계가 마치 우주처럼 보이기도 하고, 그냥 점 이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좋았다.

     

     

     

     

     

     

     

     

     

     

     

     

     

    작가에게 있어 그림이란 뭐였을까, 글을 볼 때마다 생각하게 된다.

    나에겐 이렇게 숙명처럼 느껴지는 존재가 있을까, 아니 과연 찾아올까 하는 궁금함 반 부러움 반

     

     

     

     

     

     

     

     

    아득한 디테일에 감탄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그려냈을지 궁금했는데,

    전시 나가는 길에 작업하는 모습을 사진 한 장으로나마 볼 수 있어서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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