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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 로맨스 (2023)영화 2023. 4. 26. 12:43
스포 ⭕ 헛소리 ⭕
개인의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된 감상이 전부인 관계로 읽기전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
문제시 내가 또 실수를,,,
1. 신메뉴
방황하는 아이들을 후원하게 된 건 2020년 신메뉴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네 손님 <갑자기 나를 손님으로 만들어버림 기막힘
어서오십쇼 이가게는 참 메뉴가 <어안이 벙벙함
쿠킹어소스 입맛대로 털어 <내가 가사를 제대로 들은게 맞는지 의심함
이게우리 탕탕탕 <개킹받음
평소에 가사를 잘 외우는 편도 아니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데 이 노래는 가사를 안 들을수가 없게 만들었다. 입맛이 아니고 고막에 때려박던데...
신메뉴 이야기를 하려는 글이 아니니까 이쯤에서 마무리하자면, 내가 반한 포인트는 바로 그거다.
누가봐도 좀 병맛인 노래인데... 좀 멋있다. 분명 대놓고 B급을 노리고 나온 컨셉인데 그 컨셉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 (퍼포 능력 음악 코디 뮤비 안무 등)은 B급이 아니다.
아무튼 이런 등신같지만 멋있음< 에 코 꿰어 여전히 방황하고 있는 나라서, 킬로를 보고 떠올렸다 신메뉴를.
1점과 10점을 오가는 지독한 호불호. 골때리는 개연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 라인업은 짱짱하고 영상미는 웨스 **슨 뺨친다. 한때 대한민국을 휩쓴 노래를 원곡자가 개사해서 불러주기까지 했다.
누가봐도 B급을 노렸는데 (평가자에 따라 D급까지 갈 수도 있음) 그 영화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는 제법 멋있다.
2. 결혼엔딩
영화의 시작은 한 할머니가 옛날 동화책을 읽어주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보통 동화책의 엔딩은 항상 그렇게 끝난다. 고난을 극복한 소녀가 멋진 왕자님을 만나 결혼해 만드는 ”그렇게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성인이 된 이후 미친듯 깨부신 웹소설도 거의 그렇다. 보통 결혼은 해필리 애프터 에버를 상상할 수 있게 하는 완결적 의미로 쓰인다. (결혼엔딩 육아외전이 국룰)
하지만 동화 속 사람들은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기 위해 기획된 존재니까 그게 가능할 거라 해도,
서로 다른 꿈과 자아를 가진 현실의 사람들에게 결혼해서 모든 일을 접고 가정에만 전념하세요 -라는 건 조금 다른 감정의 엔딩이고 말 것이다.
회사원 지금 대학도 다시 다니고 일본 어학연수도 가고 운영하는 채널만 3개고 어학연수 영상에서 20대의 어린 나한테 더 좋은것들을 많이 경험시켜주지 못해서 + 이젠 할 수 있어서 눈물흘리는 거 봤는데 그런 여자한테 지 애낳아주길 바랬다는게 존나…ㅋ https://t.co/NgOarvt3Ju
— 홍시 (@w_184_) April 9, 2023
영화를 보기 하루 전날, 어쩌다 유명 유튜버가 결별을 말하는 영상을 봤다.
아직 하고 싶은 일도, 배우고 싶은 일도 많았던 유튜버와 빨리 결혼해서 아이 낳고 가정을 꾸리고 싶은 남자친구 사이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아서 헤어지기로 했다고 한다.
그 상태에서 킬링로맨스를 보니 감독이 왜 동화책 속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영화의 틀을 잡았는지 알 것 같았음
현실에선 결혼은 절대 엔딩이 될 수 없다. 될 수는 있어도 그게 여래와, 저 유튜버와, 그리고 나와, 아마 많은 여성들이 바라는 엔딩은 아닐 것이다.
다행히도 킬.로라는 동화책엔 결혼 이후의 패이지도 상당히 많이 남아있어서 영화가 진행된 건데
제법 웃자고 만든 부분도 많고 어이없는 스토리 전개도 있었지만 웃고 나면 어, 혹시 이런 뜻인가 생각하게 해 주는 부분도 많았다.이렇게 정색하는 분위기는 아니고 아! 하는 깨달음 정도?
어차피 많은 해석이 이미 웹상에 떠돌고 있을테니 으레 그렇듯이 내가 인상깊게 생각한 부분만 적자면
- 범우의 어그로… 그러니까 결정적인 순간에 여래 하는 일에 찬물 끼얹기는 좀 짜증나긴 했지만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죽여서 이루는 성취도 물론 세상엔 있겠지만! 그게 이 영화에서 보고싶은 장면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앤나는 사라져야 하는데 이걸 어떻게 처리하지? 하고 고민이 될 때쯤 조까가 나타난 걸 보고 감독도 나와 같은 마음이구나 싶었다.
근대 난 조까가 그냥 존앤나 옆통수를 가격해서 이 생을 마감시키는 정도만 상상했는데, 아예 차원을 뛰어넘은 곳으로 배달시키는 걸 보고 감독님이 이래서 감독하는거구나…
심지어 (1) 저 먼 곳으로 날아감 (2) 차원을 뛰어넘은 곳을 인지하고 있음(범우와 전광판 대화 씬) 두 가지 요소가 다 이전에 등장했던 것들이라 더 재미있었음
- 여래가 칼을 갈던 차기작이 노잼영화로 남은 게 또 좋았음
약간 그런거지… 비혼주의자가 굳이 남들보다 더 잘 살 필요 없는 것처럼, 존앤나의 궁궐을 뛰쳐나온 여래가 누구보다 멋진, 능력있는 슈퍼스타로 성장할 필요 또한 없다.
그대로 꽐라섬에 돌아갔다면 여래는 발연기에 이은 노잼퀸 딱지를 붙이지 않고 그때 그 멋진 girl 정도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았을 테지만,
생각한 대로 굴러가지 않았더라도 그게 여래 본인이 원하는 길이니 됐다. (그러니까 이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못 넘겨도 되는 ㄱ… 아 이건 아님)
3. 그외 감동적이었던 장먼
이 영화를 보면서 내가 영화관 한정 눈물러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음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영화(…) 보면서 세번이나 울 수가 없음
- 맨 처음 여래에게 자신의 팬심을 고백하던 범우. 여래의 프로필을 읊고 여래가 광고한 상품을 들고 나오는 장면
세상에서 잊혀졌을 거라 생각했던 여래에게 던져진, 아직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단 신호
이 장면이 너무 좋았다. 내가 누군가의 팬이라서 더 좋았던 것 같음
추가로 여래바래 3기들 한주먹만큼이 마지막 다가와서 그녀를 위해 여래이즘을 불러주는 장면도 위와 같은 의미로 좋아함
그리고 사실 범우는 여래에게마저도 “얘 아무것도 못하는 애(니까 좀 봐줘)”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능력없고 모지란 친군데
그런 취급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범우가 가슴아픈 한편, 결국 팬심 또는 자기 모습을 떨쳐내고 싶다는 의지로 다시 일어선 게 좋았다
비록 대학은 떨어지더라도 *버랜드가 널 기다리고 있을거야 범우야.
- 전광판으로 대화하는 조까와 범우
환경주의자라고 하지만 자연을 밀고 레저타운을 건설하려고 하는 존앤나.
문명에 의해 살 곳을 잃었지만 디지털 세계를 오가며 대화하고, 이동할 수 있는 조까. 어떻게 보면 정반대인 이 둘 캐릭터가 참 재밌음
이번에 동물원을 탈출한 얼룩말이 뉴스에 나왔었는데 그 친구 생각도 났다. 그 친구도 결국 조까처럼 몸 누일곳을 잃은 슬픈 존재니까.
아무튼 사회에서 낙오당한 범우와 문명에서 낙오당한 조까가 도심 한복판에서, 그것도 디지털 매체를 통해 대화하는 모습에 또 눈물흘림
4.
나: 슬덩 보러간 사람들한테 영사기사님이 실수로 킬로 틀어줬으면 좋겠다
친구: 그 사람들도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이야 왜그래
나: 그치 아무래도…
만화 그남자 그여자에 그런 장면이 나온다.
아리마 아버지의 광기어린 피아노 연주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욕을 했지만 어느 누군가에겐 마음을 울리는 명연주였고 그런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뉴욕이어서 거기서 성공할 수 있었다는 내용.
내가 아마 영사기사님을 협박해서 슬덩 상영관에 이 영화를 튼다 해도, 대부분은 뭐야 이건… 하고 말겠지
하지만 수많은 케이팝 명곡 중에서도 이게우리 탕탕탕을 듣고 사랑이 빠진 사람이 있듯이
남들은 다 발연기라고 깔깔 웃는 ”대재앙이 오고 말 거에요🖖“에 7년을 기다린 사랑을 보여주는 여래바래들이 있듯이
이 영화또한 어느 누군가에겐 명작이고 감동이 될 거다.킬링 로맨스 보고 판단해 pic.twitter.com/JZufCtqmRp
— 오현수 🖖여럐바럐 4기🖖 (@goodjoblycos) April 15, 2023'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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