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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2022)
    영화 2023. 4. 16. 16:44

    스포 ⭕ 헛소리 
    개인의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된 감상이 전부인 관계로 읽기전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
    문제시 내가 또 실수를,,,

     

     

     

     

    보자보자 하면서도 결국 보는데 한참 걸렸다. 그래도 드디어 봤다 에에올.

    워낙에 명성(?) 도 자자한 작품이고 덕후도 많아서 뭔가를 남긴다는 게 부끄럽지만

    그냥 좋았던 점 몇가지만 정리해놓고 마무리지어야지

     

     

     

    1.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주인공의 레벨업 단계를 세 구간으로 표현한 것이 그대로 제목이 됐다.

    악당무리의 뜨거운 피가돌아 온몸에 번지는 세상에서, 주인공 에블린은

    (1) 다른 세계에 사는 내 능력치를 끌어와 싸우다가 수도없이 많은 나를 주워먹고 (에브리씽)

    (2) 이제 모든것과 연결된 경지에 이르러 어디든 (에브리웨어) 존재하는 상태가 된다.

    (3) 그걸 한번에(올 앳 원스) 활용해 결국 소리괴물...아아니 베이글놈을 처단하고야 만다.

     

    사실 맨처음 영화를 볼 때도 시공간 점프, 또는 평행우주 이런 개념이 등장한다는 정도는 알고 봤는데도 

    영화 초중반은 갈피를 못 잡아서 전개를 못 따라가고 있었다. ㅎㅎ;;

    초반에 에블린과 에드먼드가 동시에 오천가지 이야기를 영어 중국어 섞어가면서 할 때 있지 그게 그 영화를 보는 내 기분이었음(?)

     

     

    2. 네가 적임자야, 발가락으로 피아노 치기

     수많은 평행세계의 에블린 중 this 에블린이 선택받은 이유는, 모든 실패의 선택지를 경험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실패밖에 없는 인생이라 선택됐단 말, 어떻게 보면 진짜 비참한 말인데 (아니 어떻게 볼 필요도 없이 그냥 비참함 하) 덕분에 다른 '나'들과 달리 평행우주 너머의 인생을 더 잘 받아들일 수 있다는 해석이 제법 감동적이었다.

     

     이거랑 비슷한 시각에서 봤을때 또 감동적이었던 게, 발가락으로 피아노 치기다.

    '손가락이 핫도그인 세계의 나'는 냉정하게 놓고 보면 21세기 세계에선 하등 쓸모도 없는 존재다. 기껏해야 나사에 끌려가서 소스가 무슨 맛인지 정도나 분석당하려나

     그런데 그 덕분에, 그 세계 사람들은 발가락으로 무언가를 해내는 진화의 과정을 거쳐왔다는 게 너무 감동적이었음

     

     나에게 어느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냐고 물으면, 크게 고민하지 않더라도 고를 수 있는 한 순간이 있다.

    문과계 고등학교를 가지 말고, 그냥 성향대로 이과 루트를 밟을걸 ... 너무 어린 시절에 나의 미래 7년 혹은 그 이상의 갈림길을 확 정해버린 게 지금도 약간씩 아쉽다.

     결국 그 순간 실패의 선택을 해서 지금까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결국은 이룬 것도 없고 마음은 굳게 걸어잠근 내 모습은 영화 속 진짜 에블린의 모습과도 비슷하다.

     하지만 그런 세월을 겪으며 나의 취향과, 나의 진짜 성격과, 내가 재미있어하는 일을 깨달았으니 결국 더 나은 미래의 나를 끌어다 쓸 수 있게 되었고. 스스로가 핫도그손가락처럼 느껴지는 순간을 겪으면서 다져온 사회성으로 지금 나의 살 길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이제 내가 '올앳원스'의 에블린이 되기 위해 필요한 건 이런 못난 나 자신에 대한 긍정. 니가 어떻게 살아도 난 널 구할거야라는 이 생에 대한 의지.

     

     

    3. 천재의 고독함

     

     

    마치 오디션처럼 말이지, 씨엘은 나이를 먹고 볼 수록 더 와닿는 그런 게 있다.

    영화 속 조이... 그러니까 이름이 뭐더라 비바...바부...? 아무튼 그 인물을 보면서 씨엘 속 이 대사가 생각났다.

    너무 많은 인생을 경험해봐서, 또는 너무 큰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인생이 허무하고 고독해지는...

    어차피 모든 인생은 비슷한데, 어째서 아둥바둥 살아가야 할까. 그냥 다 베이글 위에 얹어버리고 돌이 되는 게 낫지 않을까?

     

     

    그때 내가 정말 사랑하는 라리에트가 이렇게 말한다. 들어봐 이비엔으로 시작하는 그 대사.

    만화로 자아형성을 한 나답게 그때 그 대사는 내 세상에 정말 큰 영향을 끼쳤고, 지금 천재가 아니게 된 순간까지도 마음 한 켠에 품고 있다.

     어째 영화 이야기보다 만화 이야기를 더 하는 것 같은데 ㅋㅋ 에블린의 대사는 라리에트의 대사와 조금 다를 지 몰라도 결국 그 안에 담긴 메세지는 똑같다고 본다. '아무리 사소한 일상이어도 살아가는 것으로 특별하다'.

     모두가 다 똑같이 먹고살다가 마지막을 맞이하겠지만, 멀리서 보면 그렇게 허무한 생 중에서도 가까이서 보면 저마다의 행복이 있고 잊지 못할 순간이 있겠지...

     

     그리고 일단 나는 천재의 고독함이라는 키워드를 좀 사랑하는 거 같음.

    조이가 에블린을 찾아다닌 이유가 '날 이렇게 만든 네게 복수하겠어' 라던가 '우리 같이 힘을 합쳐서 이 세계를 지배하자'가 아니라, '너도 나의 허무함에 공감해줘, 너는 나를 이해할 수 있잖아'라는 게... 너무 미칠듯이 좋음;;

    내 자신이 스스로 나서서 고독해지려는 사람이라 그런지 몰라도, 그녀가 느끼는 고독함과, 그 고독을 공감해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게 정말이지 많이 인상적이었다. 또 어떻게 보면 결국 누군가 함께할 존재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그녀는 완벽하게 돌이 될 수 없었던 것 같기도 함.

     

     

     

    4. 평행세계

     모든 선택마다 내가 플라나리아마냥 두개, 세개로 나눠지면 지금쯤 나는 얼마나 많은 평행우주를 가지고 있을까?

     선택의 순간은 숨쉬듯 생긴다. 오늘 몇번 버스를 탈지, 어디 정류장에서 탈지 고르는 일 자체가 모두 선택의 분기점이다.

     아마 내가 똑같은 인생을 사는데 오늘 하루 점심메뉴만 달라진다고 해서 미래에 큰 변화가 있을까... 뭐 밥먹다가 워*버*을 만나는 일이 없는 이상은 비슷비슷하게 살아가겠지. 그럴땐 평행세계의 내가 적당히 흡수되는 정도로 세계관적 허용을 두면 그래도 좀 개체수 조절을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 

     이 우주 어딘가에선 인싸인 내가, 춤 잘 추는 내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만나보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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