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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 그림의 기후, 갤러리현대전시 2023. 3. 12. 21:30
미술지식, 배경지식 하나 없이 관람하고 개인적인 느낌을 정리하는 포스트입니다.
개인의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된 감상이 전부인 관계로 읽기전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
문제시 내가 또 실수를,,,무려 일주일이나 묵혀뒀다 쓰는 감상이라, 그때의 감상도 감정도 그렇게까지 생생하게 남아있진 않지만
마지막 남은 기억이라도 붙잡아본다.
오랜만이라고 하기엔 또 엄청 오랜만은 아니고, 대충 한달만에 다시 방문한 갤러리현대
여기 오기 바로 전, Your Beautiful Future 전시를 보고 와서 그런지 거기서 본 그라데이션 작품이 생각났다.
전시 제목을 생각하며 작품을 보면, 이 작품이 어느 공간을 그려냈는지는 비교적 쉽게 알 수 있다.
하늘 어딘가에서 볼 수 있는 색깔의 팔레트
'어둠'의 표현방식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작가가 어둠을 표현할 땐, 그냥 까망을 쓰는 게 아니라 빨강과 파랑과 노랑의 합을 통해 어둠을 이끌어낸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어둠... 그림자라는 건 냅다 까만 게 아니고 여러 색이 겹치고 겹쳐져서 나오는 거니까
신기했던 순간.
어떤 이유에선진 모르겠는데 작품 앞에서 온라인으로 전시작 리스트를 찾았다.
그런데 내 키 내 덩치보다도 훨씬 큰 캔버스 앞에서 생눈으로 마주하는 순간보다 (사진으로 찍어온 것조차 너무 선명해... 그때 내 시야 같지가 않아...) 작은 핸드폰 화면 속 더 작은 썸네일 속의 그림이 더 선명하고 또렷해 보인다.
마치 지구를 보는 것 같았다.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이, 당장 내 눈엔 규칙 없고 형태 없는 작은 화소 하나이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동그란 퍼렁별의 모양을 하고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작가 인터뷰 영상을 보는데, 작가 또한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무엇을 그렸는지 확인할 때는 가장 멀리서 봐요'.
그렇구나. 거리를 두고 볼 때 비로소 무엇인지 제대로 알게 된다는 점이야말로 '기후' 같다.
맨 처음 볼 때, 오...이건 하늘이라기보단 언젠가 본 폰타나 전시의 넓은 땅 모습 같다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까 제목이 Alps다. 알.프.스 요.
평소 전시회를 보면서 연작의 작업방식이 궁금했는데 (하나씩 따로따로 그릴까? 아니면 한꺼번에 늘어놓고 그릴까?)
마침 작가 인터뷰 영상에서 그 정답을 보여줘서 궁금증 해결
작가가 처음으로 하늘을 그리기 시작한 작품이라고 한다.
붙여놓으면 하나의 구름 모양이 되는 이 작품을, 왼쪽 오른쪽 두 개로 잘라놓으니
왼쪽은 사람 얼굴로 보이고 오른쪽은 다같이 엎드려 누운 여러 사람의 다리로 보였다고 한다.
한 개 대상을 잘라서 봤더니 여러 개의 새로운 해석이 나올 수 있었다는게 굉장히 흥미로움
나 혼자 전세내고 봐서 좋았던 2층 전시관
아랫층에서 유심히 본 것들을 정리하는 기분으로 봤다.
거리에 따라 달라지는 느낌이라던가, 붓질이 그대로 느껴지는 섬세한 채색, 그리고 모든 색을 더해 어둠을 만들어내는 그런 점들
아주 얇은 물감을 쌓고 쌓고 쌓아가는 작업방식과 붓질이 그대로 느껴지는 획 덕분에 생동감 있는 작품이 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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