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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킴스 비디오 (2023)
    영화 2023. 10. 9. 00:58

    스포 ⭕ 헛소리 ⭕
    개인의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된 감상이 전부인 관계로 읽기전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
    문제시 내가 또 실수를,,,


    1. 여래와 범우
    영화 킬링로맨스가 생각난다.
    범우는 할줄 아는 거라곤 동물과 대화하기뿐인(사실 이것도 큰 능력이긴 한데) 별볼일 없는 장수생이다. 얼마나 무능력하냐면 여래가 불가마로 나단씨 집어넣고 이때다 보내버리자. 할 때 괜히 기사도 정신 발동해서 다죽어가던 조나단 깨워서 살렸다.
    그렇지만 범우는 여래의 작품을 뿌시면서 그의 세계를 키워갔고, 그 덕분에 여래가 막막한 순간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순간마다 그녀에게 스스로를 되찾을 용기를 주었다.


    https://twitter.com/janis0204/status/1572230384817147904?t=QKi9h_dXXl274cIgcPopzg


    "사람은 자신의 세계를 넓혀 준 사람을 잊지 못한다."
    범우가 그랬고 나도 그렇다. 그리고 아마 데이비드도 그럴 것이다.

    그곳의 소장 컨텐츠로 차곡차곡 유년을 채워 온 덕후는 자신의 세상을 잊지 못하고 기어코 먼 땅 이탈리아까지 쫓아갔다. 이태리어 하나 할 줄 못하지만 킴스 비디오에 대한 애착 하나만으로 두개 도시에 큰 반향을 가져올 사건을 일으키고, 그것은 다 포기한 채 조용히 영화계에서 잊혀지고 있던 용만 킴에게 다시 일어설 힘을 주었다.

    나 또한 내 세상을 만들어 준 이들을 잊지 못해서, 그들을 위해 3시간 간헐적 사시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용만 선생님이 데이비드와 애슐리, 여러 킴스 비디오 매니아를 통해 감동과 재기의 의지를 다진 것처럼... 나의 용만키즈들도 키즈 매니아들이 돌려주는 그들의 업적을 보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2. 내 세상을 이루는 것들
    영화는 기본적으로 과거 행적을 보여주거나, 현재 진행되는 일을 관찰하는 사실 전달 위주의 다큐멘터리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는데 한가지 독특한 점이 있다.
    바로 타 영화 장면을 잘라와 감독의 감상을 표현하는 데 쓴 건데, '나는 이 사건을 겪으며 ㅇㅇ영화에서 ㅁㅁ하던 순간을 떠올렸다'는 식이다.
    비디오 구출작전의 아이디어조차 영화에서 따온 영화광 감독인 만큼 영화가 그의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감독을 그렇게 만들어 낸 건 킴스 비디오였기 때문에 "내 세상을 넓혀준 이"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준다.
    나 또한 머리가 아프면 부작용 가사를 중얼거리고 밥을 먹을 땐 이게 우리 탕탕탕을 외치는 키즈광이기 때문에, 영화로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는 감독의 마음을 100프로 이해할 수 있다. 이건 그냥 숨쉬듯이 나오는 거라고.

    3. 해적판 영화, 범죄와 예술
    영화는 주된 스토리 말고도 생각해 볼 만한 주제를 더 던져준다. 나에겐 그게 '해적판'이었고 '예술과 범죄'였다.
    킴스비디오에는 온갖 영화제에서 불법 복제해온 이른바 '해적판' 영화들이 있었고 그로 인해 법적으로 문제에 휘말리기도 했는데, 당연히 저작권은 소중하지 생각했던 나에게 용만 선생님은 또 다른 시선을 제시한다. '영화는 꽁꽁 숨겨져 잠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대중에게 보여져야 예술로서의 가치가 있다.' (정확한 문장은 이게 아닐지라도 뜻은 대층 이런 거였음)
    물론 정식으로 볼 수 있는 루트가 있는데 불법으로 본다면야 문제가 되겠지만 많은 대중들이 접할 수 없게 영화제에서만 한 번 상영되고 소수의 관계자 속에서만 회자된다면 그 영화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을까? 문화 컨텐츠의 재미는 나눠먹는, 그러니까 소비하는 사람이 많아질 수록 더 많은 정보(감상 해석)를 얻을 수 있다는 점 같다. 입소문 탄 영화가 성공하는 이유기도 하고.
    그러기에 해적판으로라도 더 많은 작품을 세상에 떠먹이려고 했던 사장님의 마음을 좀 이해할 수 있었다.

    한가지 더, 범죄와 예술.
    예술은 언제나 아름답고 선한 것만 보여주지 않는다. 이 점은 예술에게 일종의 면죄부를 주기도 한다. 뭐 실내흡연 기깔나게 하는 남성이 실제로 있다면 욕에 욕을 먹을 일이지만 영화 속에선 꽤나 멋진 인물로 소비되듯이. 현실에서 안 되는 일들이 영화에선 '영화니까 그럴 수 있다'가 된다.
    조금 핀트가 엇나간 감상이긴 했는데, 영화에서 말하는 것도 비슷한 느낌일 거다.
    그냥 눈뜨고 절도를 한다? 신고해.
    예술을 위해 절도를 한다? 좀 그럴듯해 보인다. 이해해 줘야 할 것 같고 더 깊은 뜻이 있는 것 같다.
    예술이 가진 양면성 덕분에 일단 킴스 비디오는 돌아올 수 있었다. 그치만... 예술은 어디까지 봐줄 수 있을까? 아니 봐줘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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