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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도 타다오 - Youth, 뮤지엄산
    전시 2023. 5. 11. 23:17

    미술지식, 배경지식 하나 없이 관람하고 개인적인 느낌을 정리하는 포스트입니다.
    개인의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된 감상이 전부인 관계로 읽기전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
    문제시 내가 또 실수를,,,

     

     

     

     

     

     

    그 유명한 건물과 전시를 드디어 가보았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작은 럿, 이 이 건물을 먼저 왔었어서 개인적으로 많이 기대를 하고 갔었더랬죠...

    럿보다 한참 늦게 온 덕분에 작가 전시까지 볼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음

     

     

     

     

     

     

     

    전시장을 입장하면 흑백으로 처리된 건물 '크롭' 사진을 먼저 만날 수 있다.

    맨 처음엔 음~ 감성사진 느낌이네~ 하고 봤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작가의 가치관, 그리고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장면을 결론부터 들이미는 형식으로 미리 알려주고 시작한 듯 함

    빛과 그 빛을 통한 시각적 충격. 이게 작가의 건축이 가진 힘이라고 정의해본다.

     

     

     

     

     

     

     

     

    일본 사는 친구를 만나 이야기하면서 안 건데, 일본은 리모델링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건물을 목조로 짓다 보니 리모델링 하는 데 상당한 품이 들고 그럴 바에야는 새로 짓는 게 낫다. 뭐 이런 내용.

    요즘 재개발이 워낙에 잦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건물의 유통기한(?)이 긴 나라를 사는 나에게 건축이란 어느정도 무한의 영역이었는데, 그 건물에 '풍화' 또는 '소멸'을 담은 건 그런 일본 환경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인 듯도 함

     

     

    언젠간 풍화되어 없어질 존재이기 때문에, 건물 자체의 실용성이나 그런 것 보다도 더 오래 남는 '기억'을 남기고자 한다는 말이 참 인상깊다.

    청춘이라는 제목 또한 그런 의미인 듯해. 청춘은 언제나 항상 옳은 길, 합리적인 길을 가지 않지만 그 자체로 아름답고 멋진 추억이잖아.

     

     

     

     

     

    주변 건물들 속에서 요철에 딱 맞게 건물이 들어찬 게 진짜 일본 주택 다웠다.

     

     

     

     

     

     

     

     

     

     

     

    인상깊게 본 건 교회 3부작

    수도원의 복도 이미지를 그대로 구현해 냈다는 바람의 교회.

     

     

     

     

     

     

     

    십자가 너머로 넓은 물과 펼쳐진 자연이 보이는 물의 교회.

    입구에서 조형물을 봤을 때 그 너머로 막히는 것 없이 산이 펼쳐진 게 인상적이었는데 물의 교회에서도 똑같은 효과를 주고 있었다.

     

     

     

     

     

     

    빛의 교회, 강대상 뒤로 거대한 십자가가 만들어진다.

    작가의 건축이 교회와 잘 어울리는 이유는 다른 무엇보다도 빛을 이용해 시선집중은 물론, 영적으로 은혜받는 기분마저 들게 만들기 때문은 아닐까

    종교야말로 효율보다는 영감의 영역이니까

     

     

     

     

     

     

    섬을 하나의 예술적 공간으로 만드는 프로젝트 '나오시마'.

    사실 그전에 킬링로맨스를 너무 인상깊게 봐서 이거 혹시 나단월드같은 건가...? 생각했는데 그런 흑막이 있는 내용은 아니고 그냥 의뢰받아서 기획했다고 함.

     

    한편 전시를 살짝 떠난 소리로 자연친화적인 디자인에 대해서 생각을 좀 해본다.

    전시관 건물에 들어섰을때 완벽하게 관리된 잔디와 건물 주변을 둘러싼 물에 그저 평온함을 느꼈다. 음,, 자연~

    그런데 동시에 그런 생각이 드는 거지, 사실 진짜 자연은 좀 더 제멋대로 자라고, 자유분방한 모습인데 우리가 마음대로 정돈해놓고 이게 진짜 자연이라고 좋아하는 건 아닐까?

    작가가 아무리 자연친화적인 디자인을 한다고 해도 그게 결국은 인간이 보기에 자연과 건물이 어우러지는 거지,

    자연에게는 이 콘크리트 건물이 들어오는 것 자체가 달가운 존재는 아닐 것 같다. 나단월드에서 본 타조들과 똑같이, 결국 살 터전을 잃어버리는 건 똑같으니까

    뭐 그렇다고 해서 섬을 멋진 아티스트가 참여한 힙스터 관광지로 키우고자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마음이 이해 안가는 건 아닙니다

    뭐같은 하트조형물 놓는 것보다야 이런 게 훨씬 낫지...

     

     

     

     

    뮤지엄산 입구에 있던 두 개의 붉은 조형물을 생각나게 했음.

    전체적으로 이렇게 단순한 모양이 모인 조형물을 좋아하시는구나...

     

     

     

     

     

     

    개인적으로 느낀 뮤지엄산 건물의 감상은 '불편하다' 였다.

    일단 복도가 많았고 그로 인해서 전시관 간의 거리도 멀었다. 미로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주변 경관을 사방으로 관람할 수 있었고, 미로 속 발견한 삼각코트 속 하늘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작가의 건물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확실히 합리적이지 않은 부분이 보인다. 헉, 여기에 이런 반구를? 아니 여기에 왜 피라미드 모양을 놔?

    하지만 거기엔 다 나름의 시각적 효과가 있으니까 저 건물을 밖에서든, 안에서든 마주한 사람에겐 독특한 기억으로 남겠지..

     

     

     

     

     

     

     

    돌아와서 작가의 이야기를 찾아보다 알게 된 건데, 그는 결코 편리한 건물을 만드려고 하지 않았다.

    '나에게 건물을 맡긴 이상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해라'는 말엔 편리함 이상의 무언가를 추구하고 있다는 의미가 담긴다.

    그리고 나는 그게 '경험'이자 '인상'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 공간에서 느끼는 감각적 충격, 뇌리에 박힌다는 말이 어울리는 자극.

     

    그라운드 제로 프로젝트를 보면서 그 생각을 가장 많이 했다.

    다른 작가들의 제안이나 실제 완성된 모습을 보았을 때 안도 타다오의 기획은 좀... 아깝다. 물론 여기서 주어는 맨하탄 노른자 땅임.

    뭐 정원을 예쁘게 가꾸는 것도 아니고 화려한 무언가를 설치하는 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지구, 또는 매장지를 연상시키는 구형 조형물이 도시 한복판에 새겨져 있는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다. 어떤 사건으로 이곳이 비게 되었는지 절절히 느껴진다.

     

     

     

     

     

     

    위에 적은 감상의 연장선에서 봤을 때 정말 재미있는 건물이다. 어떻게 건물이 하나의 햄스터굴

     

     

     

     

     

     

     

    일단은 건축물 전시였지만, 건축을 잘 몰라도 그 속에 담긴 작가의 투철한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어서, 그리고 그 아이덴티티가 전시관 그 자체로 존재해서 와보기 잘했다. 정말 좋은 전시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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