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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란드 일러스트레이션의 거장들, 알부스 갤러리
    전시 2023. 5. 7. 17:08

    미술지식, 배경지식 하나 없이 관람하고 개인적인 느낌을 정리하는 포스트입니다.
    개인의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된 감상이 전부인 관계로 읽기전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
    문제시 내가 또 실수를,,,

     

    전날 약속 취소당하고, 또는 내가 취소시키고 홧김에 선택한 전시 계획이라
    거의 무계획이 계획이니라, 하는 마음으로 갔다. 이날 보기로 했던 전시 중에 입장료를 받는 전시가 어딘가에 있었던 건 알고 있어서 큰 생각이 없었는데 (오히려 입장료 내는 전시에 마음이 편한 편)
    알고보니 사전예약당시 시간까지 지정해야 하는 거였는데 그것도 모르고 냅다 예매 안했는데요 보여주세요 한 나…
    현장구매가 됐다고는 하지만 사전예약제였다면 내 모습이 꽤나 어그로였을 것 같으서 나중에서야 반성했다고




    입장하자마자 보이는 서문.
    먼 나라의 어린이를 위해 그려졌던 그림이 바다를 건너고 시간을 건너 이곳에 사는 어른 나에게도 어떤 감동과, 또는 비슷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거 얼마느 신기하고 대단한 일인지







    https://www.facebook.com/110733677416536/photos/a.125866582569912/166826825140554/?type=3

     
    인상적인 작품에 사진을 찍어놓긴 했는데 여러가지 사유로 못 알아볼 것 같아 인터넷을 뒤져서 가져와봤다.
    아니 근데 이게 익숙한 네이밍이 아니라 내가 한국말로 대충 써놓은 이름으론 구글링조차 어렵더라고….ㅎㅎ
    그나마 갤러리에서 제공해준 자료에 참여 작가 리스트를 따로 줘서 그걸로 검색할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관계자님

    위 작품이 신기했던 건 제목이 “두 고양이 이야기”라는 거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일러스트가 있던 책 제목이 그거였을 것 같긴 함, 그런데 현장에선 고양이가 없는데 고양이 이야기네? < 이 점에 꽂혀서 한참 쳐다봄






    이 부분 일러스트가 굉장 인상적이었던 건, 레이어가 느껴진다구 해야하나
    평면에 그려진 작품인데 묘하게 개체 간 깊이 차이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예전에 다울랭갤러리에서 본 피에르토 선생님의 작품 마냥
    그래서 괜히 옆에서 쳐다보고 그랬는데 놀랍도록 평면 그 자체라서 놀랐다. 이 깊이감은 어디서 오는 걸까




     

    폴란드 그러니까 동유럽이라고 하면 어느정도 예상하는 그런 일러스트도 곧잘 있었음
    내가 생각하는 동유럽 예술 이미지 : 작은 것들이 꽉 들어찬 이미지, 섬세함 그런 것들
    안그래도 요즘 폴란드 궁전 이런 거 보면서 다시한번 바르샤바 여행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었는데 더 격렬하게 가고싶어짐




    그림‘책’에 들어가는 이미지인 만큼 실제 책도 볼 수 있었음
    이점이 대해서는 이따 좀 더 길게 써보도록 하는걸루



    https://culture.pl/kr/artist/ela-wasiuczynska

     

    엘라 바쉬우췬스카
    그림을 딱 봤을때 가장 먼저 느낀 감각은 ‘속도감’이었다. 어딘가 거침없이 붓질을 했을 것 같은 느낌?
    하지만 너무 날것의 드로잉도 아님, 오히려 섬세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근데 이게 좀 아까운게 인터넷으로 이미지를 찾아 오니까 내가 실제로 본 그 느낌이 안 사네… 진짜 물이 흘러가는듯한 그런 움직임이 느꺼졌는데

     



    돼지귀여워
    여담이지만 전시장 좋다. 전시공간도 꽤 있었고 향도 독특했음



     


    지하 1층으로 이동
    이 섹션 구경하면서 제일 재밌었던 점이기도 한데, 작가들이 다 저마다의 개성이 뚜렷함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한 정교하고 섬세한 일러스트레이션-의 에밀리아 지우박
    우선 맨 처음 놀란 점은 ‘이게 컴퓨터그래픽을 사용했다고?’ 정갈하규 깔끔한 느낌은 맞지만
    내가 기본적으로 생각하고있는 컴.그의 느낌이 아니었다. 오히려 좀더 아날로그스러운, 고전적인 이미지를 맛본듯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오른쪽의 ‘우울증’.
    빛을 바라보고 있지만 정작 나는 저기로 움직일 수 없다.
    내가 갈 수 있는 방법은 있지만(버스) 그게 날 데리러 오기까지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벗어나고 싶어도 자의로는 벗어날 수 없는 무력감을 감성적으로 표현한 듯 하다.



    https://culture.pl/kr/artist/emilia-dziubak

     

    호러 시리즈.
    보자마자 god’s menu가 생각났다면… 섬세하지만 대범하고 강렬하다. 뭔가 ‘특’하고 5스타 미슐랭 달릴 것 같다.




     

    크리스티나 립타 슈타르바워
    인문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계획을 탄탄히 세워둔 뒤 작품을 제작했다는 게 흥미로웠다.
    구도 하나하나 다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데 그런 치밀함 너무 재밌음…
    그리고 그림 자체도 위에서 말했던 (나만의) 동유럽스러움에 부합해서 한참 바라봤다.



     

    여기서 새로 깨달은 신기한 점, 위에도 말했다시피 실물로 출판된 책을 같이 전시해놓아서 같은 그림이 어떻게 인쇄됐는지 볼 수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벽에 걸린 생그림과, 페이지에 담긴 인쇄물이 제법 다른 느낌을 준다.
    특히 이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그 생각을 가장 많이 한 듯… 영문을 모르던 공백에 글자가 담기고, 중앙 부분이 접히고 나니까 그제서야 그림의 의도를 알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알렉산드라, 다니에르미치엘린스치 부부
    다른 모든 걸 다 떠나 기법적인 면만 봤을 때 오늘 전시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

    아무래도 내 평소 그림(보단 두들이 맞는 말이지만)과 비슷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어서
    마커에 컴퓨터그래픽이라는 기법 자체가 원체 깔끔한 느낌을 주긴 하는데 이 부부의 작품은 특히 더 깔끔하게 색과 선이 떨어지는 점이 좋았다.
    일러스트 자체도 너무너무 귀여움

     

     

     

     



     

    책으로 봤을 땐 만화적 구성이나 그림지도의 활용처럼, 재미있는 방식으로 내용을 그려낸 점이 눈에 띄었음
    책을 읽는다면 이 부부의 책을 읽어보고 싶다 생각함





     

    피에트르 소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 그리고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한 정교한 세부묘사.
    작가 소개에 있던 특징을 그대로 살려내는 작품이었다. 언젠간 핀터레스트에서 한번쯤 보았을 것 같은 레이아웃이나 일러스트레이션





     

     

    세밀화가 아니라 ‘일러스트’에 집중한 부분도 작가 특유의 세련된 맛이 난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손그림과 함께 다양한 종이와 천의 질감을 이용하는 콜라주 작업이 특징.
    이 작가도 책과 실제 작품의 차이가 꽤나 있었는데 (아무래도 날것의 재질 그대로 보이는것과 종이에 한번 균일하게 인쇄되는 건 제법 다르지)
    특히 일러스트 내 다양한 문구배치가 눈에 띄었다. 네가 예상한 곳에 식자를 놓는 일은 없을거야 이런 거 있잖음

     

     

     

     




    3층에는 포스터의 메인 이미지였던 유제프 빌콘의 작품 여러 점과 실제 출판물 이정도 있었던 듯
    빨리 구경하고 아랫층으로 내려왔다. 인상적이었던 문구와 역사가 느껴지는 폴란드 그림책
    다른 층에선 비교적 새 책들이라 만지는 데 두려움이 없었는데 이 층에 있는 친구들은 제법 역사가 느껴져서 저절로 조심하게 됨



     

     

    그 유명한 ‘그림’ 동화도 봄

     

     




    그외 다양한 그림책 일러스트를 구경할 수 있었다.





     

     

     

    전시를 보면서 뭐랄까 이건... 한국 순정만화같은 모양새가 아닌가 생각을 했다

    멜로 판타지 SF 히어로 드라마... 저마다의 장르를 가진 한국 여류작가에 의한 만화들이 '순정만화'라는 대분류로 나눠지듯이

    폴란드 그림책 일러스트 또한 작가 개개인의 표현방식이 다름은 물론, 전달하는 내용도 소설에만 국한되어있지 않다. (오히려 비소설적 내용을 더 많이 본 듯)

    폴란드 일러스트레이션 학파의 성격을 한마디로 규정하기엔 쉽지 않다는 말이 이런 뜻이겠지?

    순정만화가 단지 어린 여자아이들의 문화만이 아니듯이, 이 학파 또한 국경과 시간을 뛰어넘어 어른이 된 나에게까지 전해주는 감동이 있는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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