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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밈, 에브리데이몬데이
    전시 2022. 11. 6. 20:04

    미술지식, 배경지식 하나 없이 관람하고 개인적인 느낌을 정리하는 포스트입니다.
    개인의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된 감상이 전부인 관계로 읽기전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
    문제시 내가 또 실수를,,,

     

     

     

     

    다른 누군가에 의해 정리된 것보다, 작가가 직접 전하는 전시해설이 더 매력있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작품에 임한건지 누구보다 확실하게 설명해주니까.

    그래서 아무 생각이나 하면서 작품을 보다가, 작가의 말을 보고나서는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 작품을 다시 봤다.

     

    스민다는 단어를

    내 안의 색을 다 털어내어 세상에 구분되지 않게끔 투명하게 변하는 과정이라 표현했다.

    이 단어를 이런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구나 ... 해석의 신선함에 가장 놀랐다.

     

    항상 어디에도 제대로 융화되지 못하고 겉도는 나라서, 이 해석은 여러모로 생각을 거듭하게 한다.

    스민다는 단어가 예쁜 의미로 쓰이는 것과 달리

    나를 유출시키는 것, 나를 잃어버리는 것은 보통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지 않나? 내 마음이 딱 그래요.

    내 안의 이질적인 것들을 벗어나서 세상에 묻어가고 싶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그렇게 하나의 평범하고 알기 쉬운 사람이 되는 걸 원하지 않아서 그렇다.

     

     

     

     

     

     

     

    언젠가 전시에서 공간이 갖는 힘에 대한 짧은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이 골방(?) 이 그런 느낌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그렇게 크지 않은 그림 하나만으로 존재감이 가득 차는 느낌

     

    작품의 이름은 산자유Living Freedom인데 사실 첫인상은 ...죽었나? 싶었다

    그래서 헉 뭐지 하고 가까이 갔는데, 이사람이 코박고 누워있는 저 아래에 열반의 얼굴이 있는 걸 발견했다

    다른 작품에서도 저 얼굴이 등장했는데, 거대한 초월적 존재를 말하는 걸까? 아니면 자기 마음에 있는 본능? 선?

    사실 지금의 내 마음상태로는 물에 코박은 건 산것보단 죽은 것에 가깝고 종교라 함은 자유보단 통제에 가까운 것이라 제목의 참뜻을 이해하기 어렵다.

     

     

     

     

     

     

     

    작가의 말을 읽기 전과 후의 감상이 가장 다른 작품이다. 나 없는 나의 세계로.

    위의 그림과 달리 제목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 그대로를 그림에 담고 있어서 무슨 내용인진 대충 알겠는데 내 감상을 따로 달기 애매했다면,

    작가의 말을 읽고난 후 앞서서 나를 이끄는 사람이 '속에 있는 걸 다 비워낸 투명한 병' 상태의 나란 걸 알았다.

    내가 속에 있는 걸 다 비워내면서 점점 세상에 융화되어 가는 과정.. 그 과정을 방향으로 표현한다면 상승이겠지만 제목과 같이 '나는 없다'.

    주관적 해석 100%지만 이 해석에 의해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건 사실 작가의 말을 보기 전까지 내 마음속~ 아무튼 그거 넘버원이었던 작품. 이기 이타.

    이기심과 이타심을 이렇게 간결한 동작으로 표현할 수 있다니?

    그리고 한편으론 둘이 마주보고 있는 구도인데도 이타는 자신을 끌어안고 있는 모양이라던가, 둘다 '투명한 병' 상태가 아닌 게 결국 어떤 행위던 나의 자아를 위한 행위지 않나 ...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남들이 호구라고 부르는 나의 이타심은 사실 나 스스로 마음 편하자고 하는 것임을 알아서다.

     

     

     

     

     

     

     

    사람 자체는 뭔가를 생각하고 있는 포즈임에도 불구하고,  제목처럼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아무것도 생각하고 있지 않아보였다.

     

    마치 #000000을 찍은 것처럼(물론 실제는 아니겠지만) 빈틈없이 까맣고, 일말의 질감도 내비치지 않는 까만색 덕분이다.

    그러다 주변을 둘러봤는데 다른 작품들에선 다 할로겐조명을 얹어 놓았는데 이 작품에만 그런 장치가 없어서, 까망이 위에서 말한 까망 그 자체로 보일 수 있었던 것 같다

     

     

     

     

     

    제목이 인상깊었던 작품

    위의 아무 옆에 배치돼 있어 아무의 반대로 읽히기도 하고, 무아지경의 무아로 읽히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 검색해보고 안 거지만 Anatta에 불교적 의미가 담겨있구나 난 사실 아나따로 생각했거든...말장난인가하고... (말장난 아티스트의 노래만 듣는 사람)

    아무튼 해석은 무자아, 비자아라는데, 맨처음엔 위의 작품과 아예 반대되는 작품인가? 생각했는데 제목의 참뜻을 알고 나니 같은 것을 다르게 표현한 것.. 쪽으로 읽혀진다. (물론 항상 말하지만 전문지식 없이 주관적 생각이 오백프로입니다)

     

     

     

     

     

     

     

    이건 작품사진을 못찍었네, 사실 제목이 마음에 든 거라서

    우리가 어느 존재도 아닐 때 남아있는 것이라니... 제목 너무 로맨틱하지 않니 (어디가)

     

     

     

     

     

     

     

    아래층에선 작가의 이전 작품도 볼 수 있었다.

    사실 이런 전시회를 좋아는 하지만 만렙을 찍은 쪼다력 때문에 항상 '내가 여길 들가도 되나...'하는 생각이 있는데

    큰맘먹고 도전한 김에 한번 더 보자고 다 내려온 엘리베이터를 굳이 한번 더 타고 올라갔다

    아무튼 작가님 자체가 자의적 해석을 권장하시는 분이라 안심하고 내맘대로 해석에 박차를 가했다구 한다

     

     

     

     

     

     

    작가의 이전 작품은 보다 평면적이고 할말이 많아보인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메인 전시회에서 본 작품은 오...그래 할 말이 뭐니 하고 물어봐야 할 것 같으면 옛날 작품은 먼저 종종종 다가와 내가 할말이 뭐냐면요~ 하고 설명해줄 것 같은 느낌

     

    나잇값을 한다는 건 결국 머리를 쓴다는 건가, 어쩌면 걍 마음에 고민하는 것이 더 줄어드는 것도 한 몫 할지도

     

     

     

     

     

     

    페르소나라는 단어가 생각나는 작품이다. 요즘은 하도 부캐 이야기를 많이 하니까 뭐 그렇게 말하면 편하겠다.

    갖고 있는 페르소나가 너무 많아서 어떤 걸 조종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으로 읽혀졌다. 본질조차 가면에 가려진 것으로

     

    오른쪽, 나 멈추기.

    지금 내 모습 같다. 생각좀 작작 해 땅굴좀 그만 파 하면서 내 그림자 그니까 자아와 담을 쌓는 모양새가

     

     

     

     

     

     

    작품에서 가장 신기했던 건 한지 작업물이라는 점

    검정을 많이 쓰는 작품이라 한지가 잘 어울릴만두 한데 또 막상 한지로 작업헀다 하시니 신기했다구 해야하나

    '너는 네 삶을 붙잡아야해'라는 말 저 아래에 있는 사람이 하는 말 같지

    자기 내면을 구멍내가면서 다른 누군가를 살리는 행위. 난 엄마가 생각났다. 그냥 세상의 모든 엄마들.

     

     

     

     

     

     

    사실 잠실가는 김에~ 하는 마음으로 들른 전시였는데

    '나와 외부의 경계'라는, 내가 항상 고민하고 생각하는 주제를 다루는 작품을 많이 만나서 무척 좋았다

    그리고 이날 본 원앤온리의 전시가 되었다는 점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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