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김희수 - MONOLOGUE, 에브리데이몬데이

우모 2023. 4. 16. 14:25

미술지식, 배경지식 하나 없이 관람하고 개인적인 느낌을 정리하는 포스트입니다.
개인의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된 감상이 전부인 관계로 읽기전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
문제시 내가 또 실수를,,,

 

 

 

여기에서 하는 전시회도 세 번째던가... 기존 전시 두개가 좋기도 했어서 이번 전시에도 관심을 갖고 있긴 했는데

전시 외의 목적으로 구독하고 있는 사람들 중 두명이나 이 전시 이야기를 해서 더 궁금해진 것도 있다.

그래서 요즘처럼 놀기 바쁜 와중에도 잠실까지 가게 만들었으니 이게 바로 인플루언서 효과

 

 

 

 

 

 

 

너무 당연하게 지하 1층은 카페겠고 1층 2층만 보면 되겠거니... 하고 입장했는데

이번엔 지하 1층까지 전부 전시관으로 꾸며놓아서 놀랐다. 여긴 올 때마다 새롭네.

아래 두 층은 '질문', 그리고 위의 한 층은 '답'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함

 

 

 

 

 

 

 

무수하게 엮인 소음과 나의 침묵, (나를) 돌보는 것에서는 소홀했던 날들.

아니 그런데 이번 소개글이 유난히 문장이 안 읽히는 것 같음... 

 

 

 

 

 

 

'질문'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한쪽 눈을 감고 있다.

행위는 모두 다를지라도, 박스를 뒤집어쓰거나 망원경을 끼고 있더라도 반드시 한쪽 눈은 가리고 있다.

 

 

 

 

 

 

굉장히 만화적인 그림체인데 투디라기보단 쓰리디가 잘 어울린다.

한편 그래픽으로 탄생시킨 것 같은 입체감도 있음. 게임 캐릭터라던가

 

 

 

 

 

 

의상 또한 아무 특징 없이, 마치 유니폼마냥 단조롭고 명찰에 이름 하나 보이지 않는다.

 

 

 

 

 

 

총알이 날아가던, 비행기가 지나가던 놀람, 또는 기쁨, 슬픔 하나 없이 덤덤한 얼굴.

언젠가 한남에서 본 전시중에 웃지 않는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던 전시가 있었는데 그때 그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1층으로 올라와서도 비슷한 분위기는 계속된다.

보면서 궁금해지던 것, 이게 지금 질문이라면, '답'에는 뭐가 있을까?

보통 답이라고 하면 희망, 도전 이런 쪽으로 생각하지 않나. 그래서 내심 다이나믹한 표정이라던가, 두 눈 번쩍 뜨고 있는 인물들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런데 '답'에 들어선 순간 ... 어어.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눈을 감고 있다. 잠자고 있는 듯한 포즈도 곧잘 보인다.

뭔가 동적이고 에너제틱한 결말을 생각했던 나에겐 꽤나 신기한 순간이었음

 

 

 

 

 

 

 

그러면, 어째서 눈을 감는것이 답이 된 걸까.

모든 전시가 다 긍정적 감정을 답으로 내야한다는 법은 없지만, 눈을 감는다는 건 좀 우울하지 않나? 뭐 이런 생각을 계속 했던 것 같다.

근데 그러다 NOISE 옷을 입고 양 귀를 틀어막고 있는 사람을 보고, 문득 이 사람들은 외부의 정신없음에서 초연해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반려동물을 안고 있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담배를 피우거나,

인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내면에 집중한다.

 

내가 이 아랫층에서 봤던 한쪽 눈을 감고 있던 사람은 사실, 한쪽 눈을 뜨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항상 한쪽 눈을 뜨고 뭔가 내가 뒤쳐지고 있는 건 없는지, 누가 나를 평가하고 있는지, 내가 혹시 튀고 있진 않은지 눈치보는 행위를 그만두고 편하게 눈을 감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것처럼 들린다.